2007년 02월 13일
노트북을 잃어버리다
지난 금요일에 잘 쓰던 노트북을 잃어버렸다. 노트북을 들고 지하철을 탔다가 잠시 선반에 올려 놓은 것이 화근이었다. 운 좋게도 지하철에 자리가 생겨 앉았고, 피곤한 상태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그냥 내려버린 것이다. 지하철 역이나 유실물 센터에 이리저리 전화를 했는데 아마도 찾기 힘들 것 같다. 며칠 동안 꽤나 우울하고 허전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.
노트북을 잃어버리고 나서 가장 불안한 것은 누군가 내 정보를 다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. 컴퓨터에 암호 설정을 해 놓기는 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암호를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문서를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. 이후부터는 불안감의 연속이다. 몇개 서류에 내 주민등록번호가 나와 있었던 것 같은데 혹시 유출되지는 않을까 가장 걱정이 되고, 내 문서들을 누가 맘대로 본다는 게 참 기분이 나쁘다. 컴퓨터 화일에 이리저리 메모를 남기는 편인데, 사실 한번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준 적은 없는 것들이다.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칠 만큼 기분 나쁜 일다. 누군가 내 정보를 훔쳐 본다는 일이.
며칠 시간이 지나고 든 생각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노트북을 잃어버려서 치명적인 게 없다는 것이다. 어쩌면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. 물론 1년 동안 작업했던 결과물들이 없어진 것, 모아 놓은 논문들이 없어진 것, 내 1년 동안의 생각의 흔적들이 없어진 건 모두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어려움 없이 살 수 있다는 사실에서 과연 내가 '도구'를 잘 사용하고 있었던 것인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.
찾을 가능성도 높지 않은데 그냥 빨리 잊어버리라는 부모님의 조언에 새 노트북을 주문했다. 영호의 적극적인 만류에도 불구하고 항상 동경하던 맥북을 사기로 결정했다. 맥북이 들고 다니기엔 조금 무거운 것 같고, 학교 생활에 꼭 필요한 오피스가 굼뜨며, 논문을 쓸 때 필수적인 통계 처리를 하기 위해 좀더 많은 삽질을 해야 한다는 문제들이 있기는 하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북을 사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맥북에서 '할 수 있다고 하는' 탁월한 정보 관리 기능 때문인데, 윈도우에 10여 년 익숙해진 내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 한번 지켜봐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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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 by | 2007/02/13 10:20 | 트랙백 | 덧글(8)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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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 설 연휴 근방으로 보면 어떨까?
그럼 빨랑 책이나 쓰자!
그런데 불편함에도 익숙해 지더라. 무거운거 매일 들고다녀서 등이 굽은건 어쩔 수 없다 해도 ......
이제 진짜 써 보면서 익숙해져보려구 ㅋㅋ
근데 화면이 깔끔해서 중독성은 있을 것 같더라.
맥 사고는 싶은데... 돈이 없다는 ㅜㅜ
사고 나니 이리저리 악세사리 사는데 돈을 ㅡ,.ㅡ;;;
쩝, 암튼 잘 써야 하는데 손에 익지 않는 구석도 좀 있고 그래.
요새 바쁘심? 언제 같이 web 2.0에 대한 토론을 나눕시다! ㅋㅋ